사순절을 맞이하며…
지난 2월 18일은 머리에 재를 얹으며 우리 존재의 유한함을 고백하는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부활의 영광을 향해 나아가는 40일간의 거룩한 여정, '사순절(Lent)'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 은혜의 계절을 맞이하여, 사순절의 의미를 살펴보고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이 시기를 맞이해야할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1. 사순절이란 무엇이며, 어떤 영적 의미가 있는가?
사순절은 부활 주일 전까지 주일을 제외한 40일의 기간을 의미합니다. 숫자 ‘40’은 성경에서 모세의 시내산 금식, 이스라엘의 광야 생활, 그리고 예수님의 광야 시험 등 **‘훈련과 연단, 그리고 기다림’**을 상징하는 숫자입니다.
• 십자가 사랑의 묵상: 나를 구원하기 위해 하늘 보좌를 버리고 낮고 천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희생을 깊이 새기는 시간입니다.
• 회개와 돌이킴: ‘재’가 상징하듯, 우리 자신의 죄성을 깨닫고 교만했던 마음을 낮추어 하나님께로 다시 방향을 돌리는(Return) 시간입니다.
• 영적 정화: 세상의 분주함 속에 묻어있던 영혼의 때를 벗겨내고, 다시금 하나님과의 깊은 친밀함을 회복하는 ‘영적 대청소’의 기간입니다.
2. 이 사순절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우리의 사순절이 단순히 형식적인 절기에 그치지 않으려면, 구체적인 경건의 실천이 필요합니다. 이번 기간 동안 다음의 세 가지를 제안합니다.
1) 절제(Abstinence): 비워냄의 훈련
우리의 마음을 채우고 있는 세상의 즐거움들을 잠시 내려놓읍시다.
• 미디어 금식(SNS, 인터넷시간 줄이기)이나 기호식품 절제를 통해 확보된 시간을 주님께 드립니다.
• 금요일 혹은 일주일 한 끼 금식 등을 통해 육체의 배고픔을 영적 갈급함으로 승화시킵니다.
2) 기도와 말씀(Prayer & Word): 채움의 시간
비워낸 자리에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채워야 합니다.
• 매일 정해진 시간에 사복음서(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를 정독하며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갑니다.
• 고난 주간 특별 개인 새벽기도회나 개인 기도의 시간을 늘려 주님과 깊이 대화합니다.
3) 사랑의 실천(Charity): 흘려보냄의 삶
주님께 받은 사랑은 이웃을 향한 손길로 나타나야 합니다.
• 절제를 통해 아낀 물질을 소외된 이웃이나 선교지를 위해 구제 헌금으로 드립니다.
• 용서하지 못했던 사람이 있다면 먼저 손을 내밀고, 따뜻한 격려의 말을 전하는 ‘사랑의 메신저’가 됩니다.
"우리가 즐거워하나 근심하는 자 같고, 가난하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 (고린도후서 6:10)
사순절은 슬프고 어두운 절기만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삶의 근원 되시는 주님을 다시 만나는 기쁨의 여정입니다. 십자가의 고난 뒤에 찾아올 찬란한 부활의 아침을 기대하며, 이 40일 동안 주님과 깊이 동행하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시기를 간절히 축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