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은 처음 영락교회 사역하실 때 균형 잡힌 목회를 하셨습니다. 지금도 저의 교회 신앙 지도 원칙이 경건한 복음주의 신앙의 육성, 성서적 생활윤리의 훈련으로 이것은 청교도 정신입니다. 한 목사님이 청빈한 삶을 사셨는데 그것은 청교도 정신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또, 교회 연합 정신의 구현, 세상에서 하나님 공의의 실현, 이 네 가지가 저희 교회의 신앙 원칙인데 이것은 한 목사님이 세워두셨기 때문에 지금도 계속해서 이 원칙을 가지고 해 나가고 있습니다. 복음주의 신앙이 한경직 목사님의 가장 최상의 가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늘 설교나 모든 일에 복음주의 신앙이 가장 최상의 가치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또 교회의 목표로 ➀ 교육 ➁ 선교 ➂ 성도의 교제 ➃ 봉사 이렇게 네 가지를 세워서 균형 있게 목회를 하셨습니다. 근데 영락 교회 목회보다 제가 볼 때 민족의 복음화 한다는 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은 노력을 하지 않으셨나 생각합니다. 한경직 목사님이 교회의 목회는 담임 목사로 27년 동안 계셨고, 원로목사로 소천하시기까지 28년을 계셨는데, 원로 목사로 1년 더 지내셨습니다. 원로목사로 은퇴하신 후에는 시무하실 때도 그러셨지만 전적으로 민족복음화에 헌신하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민족을 복음화 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은 복음과 나라라는, 복음과 애국심이라는 두 개가 같이 합쳐져서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역사적인 경험이 굉장히 강한데 일제에 의해 나라를 잃은 고통을 경험하시고 공산주의에 의해 교회와 고향을 잃은 고통과 겪었기 때문에 나라에 대한 생각이 강하셨습니다. 제가 가진 애국심과 한경직 목사님이 가진 애국심의 온도는 엄청나게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처음에는 자연과학을 전공하셔서 자연과학을 가지고 나라를 살리고자 하셨지만 신학을 공부하시면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을 때는 자연과학으로는 나라를 살릴 수 없고 복음으로 나라를 살리시겠다는 생각으로 민족 복음화에 헌신하셨습니다.
사역은 여러 가지 책자나 자료가 많이 있기 때문에 보시면 될 것 같고 저는 인격에 대해 잠깐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겸손으로 시작해서 온유로, 더 나아가 화평으로 나아간 것을 볼 수 있는데 제가 경험 한 바로 겸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김 목사님은 어릴 때부터 한 목사님께서 안아주시고 쭉 보셨다고 하셨는데 한 목사님에 대해 김 목사님께서 더 풍성하게 말씀해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계승을 한 후임 목사라서 늘 '한 목사님은 이렇게 하셨는데' 하며 저한테도 똑같은 기대를 가지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때 제가 만나 본 분들 가운데 한경직 목사님이 예수님을 가장 많이 닮은 분이다 라고 제가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예수님을 닮아가고 있는 과정 중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수준의 차이가 납니다. 제가 겪으면서 흉내도 낼 수 없는 겸손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빌리그레함 목사님도 한경직 목사님을 성자라고 얘기했는데 그 이유가 겸손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하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 목사님은 늘 입에 '나는 죄인입니다' 를 달고 사셨습니다. 제가 부임하면서 몇 달 되지 않아 옆에 다른 교인들도 계시고 같이 한 목사님과 대화를 하고 있는데 옆에 계신 권사님들과 장로님들이 다 한 목사님이 얼마나 훌륭하신가 말하는데 한 목사님은 갑자기 '저는 죄인입니다. 저는 그런 인물이 되지 않습니다.' 라고 말씀하셔서 저는 너무 당황했습니다. 그 다음에도 계속해서 보면 '나는 죄인입니다.' 는 말을 그냥 늘 입에 달고 다니셨습니다. 다 알고 계신 유명한 말이지만 템플턴 상을 받고 그것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나는 죄인입니다.' '신사참배한 죄인입니다.' 그렇게 말씀하실 때 늘 내가 어떤 면에서 내가 죄인인가에 대해 말씀하시기 때문에 그럴 때마다 제가 늘 부끄러워지는 경험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또 제가 담임목사고 한 목사님이 원로 목사님이셨기 때문에 한 목사님이 오라고 하시지도 않았지만 한 주에 한 번씩 찾아가 보고를 드리는데 다 들으신 다음에 딱 한 마디 하시는데 '수고 많이 하십니다.' 하시고 다른 말씀은 없으십니다. 그냥 '수고 많이 하십니다.' 하고 그냥 끝납니다. 제가 늘 이야기 하지 제가 이야기 하는 것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는 말씀이 없는 분이셨습니다. 때로는 제가 교회의 어려운 문제가 있고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보고를 드리며 어떻게 판단해야할지, 결정해야 할지 여쭤보고 의논을 드리는데 그럴 때마다 항상 하시는 말씀이 '수고 하십니다. 못 도와줘서 미안합니다.' 이걸로 끝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또 말씀드리고 또 말씀드려도 항상 '못 도와줘서 미안합니다.' 그 다음엔 제가 할 말이 없습니다. 못 도와드려 미안하다는 데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그러니 그저 저 혼자 말하고 끝나는 거죠. 저는 내심 영락 교회 목사가 되면 한 목사님으로부터 여러 가지 목회의 조언을 듣고 지도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씀으로는 지도를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냥 수고합니다. 못 도와줘 미안하다 끝이니까 이럴 때는 이렇게 해라 나는 이렇게 했다는 말씀이 전혀 없으셨기에 말씀으로는 전혀 지도를 못 받아서 기대하던 것이 깨졌지만 그 인격이나 삶의 자세를 보고 많이 배웠고 따라가기 어려운 부분을 갖고 계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뒤에 보면 제가 온유에 대해서도 말씀드렸지만 한 목사님께서 온유하고 겸손하신데 본래 성품이 그러신지 또 오랜 신앙의 훈련에 따라 그렇게 되신건지 궁금해 연세 많은 장로님, 목사님께 여쭤보았습니다. 본래 성품이 그러시다는 말씀을 들었고요. 그렇지만 본래 성품만 가지고는 되기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오랜 신앙의 훈련으로 됐을 것이다 생각을 가지는데. 젊은 목사로 호기심도 있어 그랬습니다마는 건강하고 편안할 때는 저렇게 겸손하고 온유한 모습을 잘 유지하지만 병들었거나 어려움이 있으실 때는 어떠실까는 생각을 가지고 아프실 때마다 유심히 지켜보았습니다. 병원에 중환자실에 계시고 또 병원에 계신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그럴 때 제가 가서 많이 뵙고 그랬는데 굉장히 통증을 많이 느끼셨죠. 몸에 여러 가지 기구를 달고 있기에 그것을 무의식적으로 손으로 뽑고 그래서 침대에 손을 묶어 놓고 그런 시절을 많이 보내셨는데 그럴 때도 겸손과 온유가 흐트러지지 않는 것을 보며 제가 호기심으로는 다른 사람 있을 때 만든, 꾸민 겸손과 온유인가 호기심도 가진 적이 있었지만 이는 완전히 몸에 베고 성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나이로는 손자 뻘이고 여러 가지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귀한 어른이신데 제가 만나 뵐 때마다 여러 가지 말씀을 드리고 맨 마지막에 '담임 목사님 저를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하고 금방 손을 모으고 머리를 숙이시는 것입니다. 그럼 제가 굉장히 당황스럽죠. 그럼 목사님 저를 위해 기도해주셔야지 저보고 기도해달라고 하시면 어떻하십니까 하면 '담임 목사님이 기도해주셔야 합니다.' 하십니다. 그럼 제가 항상 집니다. 그래서 제가 먼저 기도해드리고 그 다음에 목사님께서 저를 위해 기도해주셨습니다. 그 겸손과 온유한 성품과 인격이라는 것은 예수님을 가장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하게 되었고 또 한경직 목사님을 통해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된 것이 저의 배움입니다. 감사합니다.